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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사색 중 끝없이 달리는 인도의 기차안에서 잠 드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 이제는 더 이상 설레지도 가슴이 요동치지도 않는다. 사람이라는게 참으로 간사하다지만 불과 열흘만에 그토록 꿈꿔왔던 낭만적인 기차여행이 한 없이 지루해질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간헐적으로 심장 한 구석이 아파온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걸까? 왜 나는 이 많은 길 중 이 곳을 선택했을까? 나도 모르게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음악 볼륨을 높이고, 내 앞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험상궂은 얼굴을 한 남자의 눈을 맞추며 억지 웃음을 지어보기도 하고, 복도를 지나다니며 연신 짜이를 외쳐대는 소년에게 몇 루피 던져주기도 하며 이 외롭고 황량한 긴 시간을 달래보려 하지만 도통 진정이 .. 더보기
나는 나를 존경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나를 존경하지 않았다. 생채기가 나고, 상처 투성이가 되어도스스로를 돌보지 않았기에 생기는 당연한 결과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가치있는 사람인지. 그러니 누군가에게 비치는 내 모습이 설령 아직은 부족하거나 성에 차지 않더라도, 그로 인해 내 마음이 아픈 일은 이제 그만해야겠다.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 곳의 모든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복사할 수 없습니다. 불펌 NO 이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여러분의 공감이 더 좋은 글을 위한 응원이 됩니다. 더보기
소통의 부재 답을 찾았다기 보다는 방향을 알았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린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주고, 기대를 하고 기대를 받으며, 채워지지 않는 모든 것에 우리는 운다. 어떤 이는 그런 우리를 보며 한심하다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나는, 이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느 쪽인지 깨닫는 중이다. 사랑하지 않는 것, 관계를 애써 피해보는 것, 사람과 사람에 기대하지 않는 것, 아프지 않기 위해 다가가지 않는 것,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나를 더 힘들게 할 뿐이라는 것. 다만,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진심이라면 통할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그건 진심이 아니겠지. 나의 마음은 누구보다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 나와의 대화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소통의 문제다. 나 자신과의 .. 더보기
강세형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책 소개 라디오 작가로 활동하는 강세형이 테이의 뮤직 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에서 쓴 원고를 모아서 만든 라디오 에세이다. 글들이 방송되었던 당시 코너의 제목인 , 를 소제목으로 정했다. 그녀는 무엇이든 보고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좋아하는 책, 영화, 그림, 만화들을 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방송작가 일을 시작했다. 라디오 에세이는 소설과 에세이 그 사이 어딘가쯤에 놓은 글 같다고 말하자 저자는 이 귿르이 누군가에 닿아 내 이야기이면서도 내 이야기가 아닌 어떤 다른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깬 아저씨는 '이제 내 청춘도 끝나가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날은 그의 마흔아홉번째 생일이었고, 강세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학을 졸업하면서, 긴 연.. 더보기
새벽, 이스탄불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낯선 도시에서의 새벽은 언제나 특별하다.차가운 공기가 채 가시지 않은 도시 속에서의 시간은 어둠을 밝혀 깨어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듯 천천히 흐른다. 드디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트램을 타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동시에 쏟아지는 시선들. 단단히 마음 먹고 집을 나온 듯 커다란 배낭을 메고 두리번 거리는 내가 신기한지 사람들은 연신 나를 쳐다보며 수근덕 되기 시작한다. 나는 그들의 호기심을 애써 외면한 채,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지 않기 위해 모든 감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창 밖으로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들은 순식간에 나의 긴장을 누그러뜨렸고, 결국 문이 닫히기 직전 정신을 차린 내가 뛰어나간 그 순간 거대한 배낭이 덜컥 문에 끼어버리고 말.. 더보기
마르셀 에메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책 소개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받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마르셀 에메의 . 익살스럽고 특이한 인물을 창조하여, 위트와 아이러니와 역설의 배합을 통한 독창적 패러디로 간략하면서도 신랄한 이야기를 구성해온 저자의 소설집이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비범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절묘한 반전 뿐 아니라, 긴 여운이 돋보이는 다섯 편의 경이로운 짧은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지은이 마르셀 에메 20세기를 대표하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마르셀 에메는 1902년 프랑스 주아니에서 태어났다. 1929년 으로 르노도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로 민중 문학상을 수상했고, , , , 등의 걸작을 남겼으며 영화와 희곡에도 전념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저널리스트로서 유명일간지와 주간지에 정기적.. 더보기
강혜선 외 <신화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묻다> 21세기에 들어서 기업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리더십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으로 구비되어야 할 측면으로서 강조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에 있어서도 소통과 화합 혹은 갈등을 해결하는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하여 개인, 국가, 나아가 총체적인 인류의 통합을 꾀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리더십 교육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이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노력들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류를 향한 근원적인 물음을 통해 진실과 지혜를 접목시켜 더 나은 인재들을 발굴하고, 창의적이면서 도덕적인 리더십을 지향하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라는 책은 수천 년 동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인류의 근원적인 뿌리를 설명하고 있는 신화라는 .. 더보기
멀미나는 골목길, 바라나시를 걷다 인도여행만을 고집함으로써 나는 많은 것들을 놓쳤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들은 이 생에선 내가 걸어갈 필요가 없는 길들이었다. 굳이 걸어갈 필요가 없는 길들까지 다 가야만 하는 건 아니었다. 또 어떤 길들은 다음 생을 위해 남겨둬야 할 길들이었다 류시화의 중 가슴으로 마주하는 인도의 작은 골목길들은,그래서 인지 더욱 절실하다. 어딜가나 더럽고, 시끄럽고, 사기가 난무하는 북새통이 나는 그립다. 내가 걸어야 할 길, 다음 생이 아닌 현재에 걷고 있던 그 길이 행복했다. 갠지스 강에서 마주친 모든 이들의 무표정 속에서,영적인 계시를 받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변덕스럽고 요란스러운 그들의 손짓, 몸짓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 신을 향한 그들의 간절함에 동참하고 싶었다. 그들의 삶을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