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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친 여행을 꿈꾼다

새벽 2시, 사색 중

끝없이 달리는 인도의 기차안에서 잠 드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 이제는 더 이상 설레지도 가슴이 요동치지도 않는다. 사람이라는게 참으로 간사하다지만 불과 열흘만에 그토록 꿈꿔왔던 낭만적인 기차여행이 한 없이 지루해질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간헐적으로 심장 한 구석이 아파온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걸까?
왜 나는 이 많은 길 중 이 곳을 선택했을까?

나도 모르게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음악 볼륨을 높이고, 내 앞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험상궂은 얼굴을 한 남자의 눈을 맞추며 억지 웃음을 지어보기도 하고, 복도를 지나다니며 연신 짜이를 외쳐대는 소년에게 몇 루피 던져주기도 하며 이 외롭고 황량한 긴 시간을 달래보려 하지만 도통 진정이 되지 않는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먼 곳 까지 왔을까?

VARANASI . INDI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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