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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메멘토> 10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 기억력, 이것이 그가 가진 전부다. 전직이 보험 수사관이었던 레너드에게 기억이란 없다. 자신의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었던 것이다. 때문에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름과 아내의 비참한 죽음, 그리고 범인의 이름 존 G. 중요한 단서까지도 쉽게 잊고 마는 레너드는 자신의 가정을 파탄낸 범인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메모와 문신을 사용하게 된다. 즉, 묵고 있는 호텔, 갔던 장소, 만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정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고, 항상 메모를 해두며, 심지어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하며 기억을 더듬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기억마저 변조되고 있음을 스스로도 알.. 더보기
인도, 가디사가 호수 그 시절 나는 인도 영화에 빠져있었다. 영화 촬영 중이라는 말에, 조용히 구경이나 할 것이지. 괜히 다가가 어슬렁 거리다가 촬영 중지. 허탈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그들에게 미안해서 다시 돌아가려는데, 이번엔 타고온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문제다. 민폐다. JAISALMER . INDIA 2011 이 곳의 모든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복사할 수 없습니다. 불펌 NO 이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여러분의 공감이 더 좋은 글을 위한 응원이 됩니다. 더보기
삶과 죽음의 공존. 갠지스 강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화장터에서는 시체 타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힌두교인들의 성지. 갠지스 강. 바라나시. 365일 쉬지 않고 열리는 이 의식 가운데서 죽음을 맞기 위해, 이들은 멀고 먼 길을 향한다. 잿더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마도 나는. 울먹였을지도 모르지. 죽음과 마주치는 것이 새삼 두려웠거나, 혹은 애처로웠던 것이 아니였다. 삶의 마지막에서 조차, 죽은 자의 의자는 변함이 없었고, 카스트에 의해 철저하게 분리된 그들의 생은 죽음 앞에서도 평등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시체를 태우는 화장장의 잿더미들이 흩뿌려지는 가운데, 미처 타지 못한 주검들은 강가에 내던져질 뿐이다. 재단으로 쓰일 나무를 살 여력조차 없었던 사람들. 계급으로 인한 부의 차이가 여지없이 삶의 끝자락을 붙들고 늘어지는 .. 더보기
<라이카 X Typ113> 라이카의 색감을 느끼다 라이카(Leica) X Typ113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하면서 꼭 장만하고 싶었던 라이카(LEICA) X Typ113 을 드디어 손에 넣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라이카 X 블랙 바디와 아티산앤아티스트의 빨간 넥스트랩이 진리라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던터라 실버 바디는 눈여겨 보지도 않았었는데, 매장에서 실제로 보니 클래식한 외관의 실버 색상의 라이카가 훨씬 예쁘더군요. 가격이 워낙 비싸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포기할 수 없어 데리고 온 녀석. 보면 볼 수록 물건이네요. 카메라계의 샤넬이라고도 불릴 만큼 매니아 층이 두터운 라이카만의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는 정말 따라올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라이카 X 기본 사양1620만 화소 / CMOS / APS-C(1:1.5 크롭) / 화면 7.62cm / 렌즈 고.. 더보기
' 알리, 사진 한 장 찍을까 ? ' 물이 귀한 사막에서는 모래로 그릇을 씻어야 한다며,마실 물을 꺼내 접시를 닦고 있던 내게 타박을 하던. 앞서 가는 낙타가 똥을 쌀 때마다 미친듯이 웃는 나를 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다가,체념하듯 결국 같이 자지러지는. 사막의 모래는 뜨겁다며 내 발에 칭칭 수건을 감싸주던 너는,맨발이었지, 아마 알리, 사진 한 장 찍을까? JAISALMER . INDIA 2011 이 곳의 모든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복사할 수 없습니다. 불펌 NO 이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여러분의 공감이 더 좋은 글을 위한 응원이 됩니다. 더보기
드물게 평화로웠다. 소란스럽다. 잔뜩 움켜진 물건들을 하나라도 더 팔아볼 요량으로 목청껏 소리를 질러대는 아이들의 간절함.안그래도 좁은 좌석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전부리들을 펼쳐 놓으며 수다 삼매경인 아주머니들의 노련함.양손에 한 가득 짐을 들고, 구석진 자리를 찾아 쉴 곳을 헤매는 장사치들의 부산스러움.곧 출발할 것처럼 경적을 울려대는 흔들거림이 모두 섞여 난리통을 이루는 이 좁은 기차안에서.그러나, 당신은 고요하다.드물게 평화로웠다. NEW DELHI . INDIA 2011 이 곳의 모든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복사할 수 없습니다. 불펌 NO 이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여러분의 공감이 더 좋은 글을 위한 응원이 됩니다. 더보기
오후 2시 2시 . 사막 . 낙타 위 온 몸을 얇은 천으로 감싸며 짧은 숨을 고른다.허벅지의 고통이 온 몸을 파고들고, 결국 모래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목이 말라.약간의 두통이 거슬린다. 마른 풀과 모래뿐이던 이 곳이아이들의 익살 맞은 웃음소리로 채워지기 전까지. 그래. 나는 사실 약간의 후회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JAISALMER . INDIA 2011 이 곳의 모든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복사할 수 없습니다. 불펌 NO 이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여러분의 공감이 더 좋은 글을 위한 응원이 됩니다. 더보기
씹는 담배(Chewing Tobacco) 하루 종일 멈추질 않는 딸국질에 미칠 노릇이었다. 속는 셈 치고 잘근잘근이왕이면 멋드러지게 뱉어보고 싶었는데.피를 토하듯 흘러내리는 붉은 침. 그 날, 지옥을 경험했다. NEW DELHI . INDIA 2011 이 곳의 모든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복사할 수 없습니다. 불펌 NO 이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여러분의 공감이 더 좋은 글을 위한 응원이 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