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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문화

강세형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책 소개 


라디오 작가로 활동하는 강세형이 테이의 뮤직 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에서 쓴 원고를 모아서 만든 라디오 에세이다. 글들이 방송되었던 당시 코너의 제목인 <청춘, 그 길위에 서서>, <기억, 한컷> <어떤 하루> 를 소제목으로 정했다. 그녀는 무엇이든 보고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좋아하는 책, 영화, 그림, 만화들을 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방송작가 일을 시작했다. 라디오 에세이는 소설과 에세이 그 사이 어딘가쯤에 놓은 글 같다고 말하자 저자는 이 귿르이 누군가에 닿아 내 이야기이면서도 내 이야기가 아닌 어떤 다른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깬 아저씨는 '이제 내 청춘도 끝나가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날은 그의 마흔아홉번째 생일이었고, 강세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학을 졸업하면서, 긴 연애에 끝을 만나면서,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던 해에도, 그리고 지금도 때때로 그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어느 순간, 아 내 청춘이 끝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녀가 이야기하는 청춘의 모습을 만나는 것은 어떨까? 마치 나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어제 들은 친구의 이야기 같기도 하는, 친근하고 따뜻한 그녀의 글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쓸쓸함이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한다. 


출처 네이버 책 소개 


청춘에게 보내는 설렘, 두근거림, 위안의 이야기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청춘 그 날것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다.' 책 뒷편에 써있는 문구. 요즘 들어 삶의 회의를 느끼며 고뇌하고 있던 찰나 발견한 이 책은 나에게 영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 나이 벌써 서른 둘. 도대체 나는 지금껏 뭘하고 지내왔던걸까?


그 어떤것도 명확하게 나에게 답을 내려주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만큼은 서른즈음이라는 애매모호한 나이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 내 얘기를 함께 풀어나가는 듯 하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글들을 모아 감성적 호소를 이끌어낸다. '그래, 나도 이런적이 있었지'. '나도 아직 늦지 않았어', '실수는 누가나 할 수 있는거야', '나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거구나'.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말이야. 정말 필요했던 건, '나'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의 존재가 아니였을까? 우리는 항상 외로워하고 누군가를 향해 문을 열고, 또 상처받기를 반복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라는 책은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지긋이 감싸 안아주는 공간이다. 온기가 남아 있는, 그래서 언제나 위안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그런 공간. 


어른이 된다는 것


누군가 인터넷에 올린 그림 한 장, 그리고 두 문장 '둘리보다 고길동이 불쌍해지면, 너도 어른이 되는 거란다' 웃어 넘겨보지만 씁.쓸.하.다. 조금은 삶을 이해하게 되어버린 나이. 서른 둘. 그래서일까? 언제부턴가 나이먹는것 보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사실이 더 무서워진다. 백개가 넘는 채널을 이러저리 돌리다 문득 시청하게 된 만화영화. 그리고 '말도 안돼' 를 연발하는 나. 일요일 아침, 일곱시부터 일어나 디즈니 만화동산에 목을 매던 그 시절의 나는 어디로 간 걸까? 어느덧 만화속 내가 사랑했던 귀여운 내 친구, 아기공룡 둘리는 남의 집에 뻔뻔하게 빌붙어 사는, 예의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없는 개념 상실의 초록 괴물이 되어버렸고, 그리도 밉상이던 고길동 아저씨는 '무자식이 상팔자' 라며 혀를 끌끌 차는 이 시대 힘겨운 가장의 모습을 대신한다. 어른이 되고싶지 않다. 아니 아직 되려면 멀었다. 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던 중에 발견한 이 가슴 저린 제목의 책이 얼마만큼의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을까? 한 장, 두 장, 그렇게 넘기다 꼬박 밤을 새고야 말았다. 이런 젠장할. 



나는 지금 열입곱의 세상밖에 볼 수 없으니까


세상은 참 살기 힘든거죠?.

열입곱 소녀가 어른에게 물었다. 


열입곱 나이로 그런 말 말아라.

어른이 대답했다.


열일곱도 세상은 살기 힘들어요.

소녀가 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독백


나는 지금 열일곱의 세상밖에 볼 수 없으니까.


그러니 서른,

너의 시선으로 많은 나이라면 많은 것이고

어린 나이라면 어린 것이라고,

그러니 다시 한번 네 멋대로 살아보라고.


어차피 너는 너일 뿐이니까.

그것이 열일곱의 너이든,

이십대의 너이든,

서른의 너이든.


여러 번의 실망, 여러 번의 상처, 여러 번의 실패, 그 사이 어느덧 겁쟁이로 변해버린 청춘에게 보내는 설렘, 두근거림, 위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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